Travel Dates: Dec. 2025

이보다 더 낭만적인 크리스마스가 있을까?

매년 겨울이면 도시 전체가 화려한 빛으로 물드는 삿포로 일루미네이션을 꼭 한 번 경험해 보고 싶었다. 물론 요즘은 서울에서도 규모가 큰 미디어 파사드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고, 해마다 그 퀄리티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는 것도 실감한다. 한국에서 즐기는 빛의 축제도 충분히 멋지지만, 이왕이라면 가족여행으로 떠나 낯선 도시에서 낭만적인 연말을 보내고 싶었다.

밝은 빛들 사이에서 정신없이 거닐며 사진을 찍을 때는, 다양한 빛에 물들어 내 마음도 찬란하게 반짝이는 것 같았다.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 소녀들처럼 추운데도 그 자리를 즐기며 좋아라 했던 우리였다.

너무 추우면 어쩌나, 감기라도 걸리면 어쩌나, 70대 중반이신 엄마에게 무리가 되는 밤산책이면 어쩌나 라는 등의 갖가지 우려는, 한 순간의 기우일 뿐이었다. 동시간대의 한국의 서울보다 따듯했던 거리였고, 엄마가 먼저 앞장서 이리저리 우리를 따라오게 만들었던 시간이었다.

평소엔 먼저 나서서 사진을 찍지 않던 엄마가, 먼저 찍어달라며 앞 장을 서기도 했다. 아, 정말 아빠가 생각나는 밤이었다. 아빠는 항상 여행지에서 먼저 앞장 서서 포즈를 취하곤 하셨다. 무언의 사진 촬영요구였다. 다행히 그랬기에 추억할 수 있는 사진과 마음들이 많았는지 모르겠다.

여튼, 아빠가 없는 지금, 아빠를 닮아가는 엄마의 모습에 왠지 모를 낯선 감정이 들었다. 아 나도 이렇게 나이가 들어가는 건가. 엄마가 나이 드시는 모습을 실감하게 되니, 왠지 아빠가 더 그리워진다.

sapporp illumination
photo by Olivia, 2025

사진을 찍고 보니, 일루미네이션 배경의 어두운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점점 어두워지는 밤 하늘은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리곤 이내 미시적으로 바라보는 관점과 거시적 관점의 차이를 느끼기 시작했다.

내 앞에서 바로 보이는 물체들과 현실들이 미시적으로 보였다. 내 눈 앞에 펼쳐진 반짝이는 빛들, 내 옆에서 같이 미소 지으며 열심히 사진 찍고 있는 올리버, 마치 소녀로 돌아간 듯한 엄마의 텐션이 나를 더 행복하게 해주는 선물 같았다.

거시적으로 보면, 어둡게 담긴 밤 하늘을 배경으로, 그 장소가 보였다. 배경이 점점 어두워지면, 그 장소는 더 밝아지고 있었다. 휘황찬란한 빛을 보았지만, 어찌 그 빛이 약간은 외로워보이기도 했다.

아마도, 낭만적인 크리스마스 거리에서 행복했던 우리와, 아빠도 함께 했으면 얼마나 신나하셨을까 하는 마음이 교차했던 순간을 사진 한 장속에서 다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나는 그 곳에서 함께 웃었던 우리를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그 곳은, 내가 가진 것에 항상 감사하고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어두운 밤하늘이 밝은 빛에 물들 듯, 나 또한 나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가족에게 따스한 영향으로 스며들길 바란다.

어두워지는 회색 빛에 잠식되지 않고 빛나는 이 곳처럼, 살다보면 회색 빛 같이 느껴지는 순간에도 반짝일 수 있도록 담담히 빛을 발할 수 있는 내공을 더 다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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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e, I share short reflections that capture the feeling of travel and the quiet beauty of everyday life. Though these may be deeply personal, I write and share them as a way of preserving small moments — both fleeting and meaningful. Join me in creating more meaningful mo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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