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Dates: Sep. 2023

여행지에서 새벽 미사에 참여해보신 적이 있나요?

금요일 저녁, 빈(Vienna)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고 가벼운 산책을 나섰다. 한국에서 오스트리아까지는 약 12시간의 비행 거리. 장시간 비행으로 피로한 몸을 풀어주기엔 산책만큼 좋은 선택도 없을 것이다. 우리는 한국과는 사뭇 다른 유럽의 보도블록 위를 걸으며, 색다른 건축물들에 저절로 눈길이 닿았다. 그 거리에는 비엔나 중심가의 구시가지라는 것을 알려 주듯이, 젊은 현지인들과 여행자들이 저마다 얼굴 가득 웃음을 띤 채, 들뜬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분위기에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가벼워졌고, 거리 전체를 천천히 둘러보며 유럽의 정취에 흠뻑 젖어 들었다.

‘아, 유럽이구나.’

그렇게 첫날 밤, 우리는 숙소로 돌아와 따뜻한 샤워를 하고는 깊은 잠에 들었다. 오스트리아를 온전히 느끼고 싶었던 우리의 여행 목적에 부합하는, 참 좋은 시작이었다. 단잠을 잔 덕분인지, 예상보다 일찍 일어났기에 간단히 아침을 챙겨 먹고 다시 산책을 나서기로 했다. 조용한 골목을 걷던 중,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새벽 성당의 종소리가 귀를 사로 잡았다. 마치 우리를 부르는 듯한 울림처럼.

거리는 전날 저녁의 북적임이 무색할 정도로 고요했고, 사람들로 가득했던 공간이 언제 그랬냐는 듯 텅 비어 있었다. 그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슈테판 대성당(Stephansdom)으로 향하게 되었다. 관광객도, 현지인도 거의 없는 새벽 시간. 일부러 시간을 맞춘 것도 아닌데, 막 시작하려는 미사에 우연히 참여할 수 있었다. 처음엔 멀찍이 바라보다가, 어느새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가 한 걸음 한 걸음 미사에 다가서고 있는 우리를 발견했다. 독일어로 진행되는 미사였지만, 언어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의식은 차분하고 경건했으며, 어쩐지 따뜻했다. 모든 내용을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그저 그 자리에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Stephansdom 슈테판 대성당
photo by Oliver, 2023

예상치 못한 이 경험은, 오로지 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소중한 행운인 것 같았다. 무엇보다, 이 장소에서 주는 은총을 함께 느낄 수 있어서 감사했다. 이말은 여행코드가 맞아야 한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더 자겠다고 하거나, 다른 곳을 가겠다거나 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우린 그런 것이 없이 자연스레 함께 하는 동선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 있다. 미래의 우리에게 추억의 힘과 내공으로 서로에게 단단해지는 과정인 것을 이미 알기 때문이다. 오늘의 특별한 경험을 가능하게 해준 위치의 호텔을 예약한 올리버에게 새삼 고마움이 더해진다.

미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한결 맑아진 마음과 새로워진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조용한 골목길을 걷다 보니, 성 피터 성당(Peterskirche)이 눈앞에 나타났다. 웅장하지만 담백하고 단대한 느낌의 슈테판 대성당과는 또 다른 분위기와 외관이었고, 우린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성당 안으로 들어섰다. 외관도 인상 깊었지만, 내부는 더더욱 아름다웠다. 슈테판 대성당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지닌 공간에서 또 한 번 깊은 인상을 받았다. 빈의 구시가지 중심에서 두 성당만 둘러보았을 뿐인데, 이것만으로도 앞으로 우리가 오스트리아에서 마주하게 될 수많은 경험들의 좋은 예시가 되어준 듯 했다.

유럽 여행에서 성당과 자연을 빼놓고 얘기 할 수 없다. 그 만큼 핵심 요소이다. 우리의 여행 시기는 완연한 초록의 여름도, 눈 덮인 겨울의 크리스마스도 아닌 그 사이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여정은 우리만의 여행으로 충분히 특별했다. 이제 막 시작된 우리의 오스트리아 여행, 새벽 미사처럼, 앞으로의 날들 또한 뜻밖의 감동, 설레임, 그리고 기대감으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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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e, I share short reflections that capture the feeling of travel and the quiet beauty of everyday life. Though these may be deeply personal, I write and share them as a way of preserving small moments — both fleeting and meaningful. Join me in creating more meaningful mo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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