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Dates: May. 2016

10주년 리마인드 웨딩을 카할라에서 시작으로

하와이에 처음 와 본 후, 리마인드 웨딩은 이 곳에서 꼭 하자는 우리의 다짐을 시작으로, 매해 연휴가 되면 고민할 필요도 없이 늘 그곳으로 향했다. 새로운 도전을 위한 여행이라기보다는, 같은 장소를 찾고, 익숙한 활동을 반복하는 여정이었다. 그런데 그런 익숙함 속에서 우리는 여유와 안정감을 즐겼다.

renewal vow
photo by Oliver, 2016

남들이 보기엔 늘 비슷한 일정일지 몰라도, 매해 같은 장소와 동선을 따라가며 느끼는 감정은 언제나 달랐다. 마치 한 권의 책도 어린 시절 읽을 때와 성인이 되어 다시 읽을 때 감상이 다르듯 말이다. 아니, 오히려 “같은 것도 아는 만큼 보인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하와이는 변함없는 우리만의 안식처였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 과자, 천 원이었는데… 지금은 오천 원이네.”
물론 과자는 비유다. 하와이에서의 모든 비용이 해마다 조금씩 오르더니, 어느 순간 훌쩍 뛰어버렸다. 그 변화의 폭을 매해 체감해온 터라, 이질감도 더 짙게 느껴졌다. 아마 내가 사랑하던 하와이에 대한 이 낯선 감정도, 그 변화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더 늦기 전에 무언가 새로운 경험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헬리콥터였다.
그동안은 하와이의 자연을 드라이브하거나, 말을 타거나, 수영하고 하이킹하면서 즐겼다면, 이번엔 하늘 위에서 그 모든 동선을 내려다보고 싶었다. 기대감이 커지는 순간이었다. 다행히 비행 당일, 날씨는 매우 좋았다. 내가 자주 찾던 카할라 몰과 동부의 푸른 바다를 지나던 중, 갑작스러운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와우, 무지개를 볼 수 있겠네?”

Hawaii Sky
photo by Olivia, 2024

생각만으로도 벅찼다. 내가 직접 운전하는 게 아니어서 그랬을까, 헬리콥터 조종사는 비를 뚫고 지나가며 “이제 안전합니다”라고 환하게 말했다. 그의 긍정적인 말투 때문이었는지, 창밖으로 내려다보이는 섬이 너무 아름다워서였는지, 그 빗줄기조차 나에게는 전혀 위협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같은 장소, 같은 상황에서도 느끼는 감정은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어찌되었든, 지면 위에서 돌아다닌 여정을 하늘 위에서 내려다보는 순간은 정말 감출수 없는 황홀함이다. 내가 드라이브하며 지났던 곳, 승마를 하며 즐거웠던 곳, 큰 배를 보며 놀라워 했던 곳을 내려다 보며, 마치 하와이에서의 경험들이 한 순간의 스냅샷들이 연결지어 보여주는 영화 같았다.

사람들이 살아온 발자취를 남기려 자서전을 쓰며 얻는 기쁨과는 또 다른 서사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수년 동안 하와이라서 가능했던, 하와이이기에 느끼게 해준 이 충만한 안정감은 정말 감사하고, 나를 좀 더 안정적이고 단단한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데에 도움을 받은 것 같다.
이제는 비용에 거부감이 들어서 다시 올 생각이 들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수 년간의 하와이 여정에 대해 헬리콥터를 타고 만끽해보는 것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더 풍족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3 responses to “From Renewing Vows in Kahala to A Helicopter Adventure”

  1. Veerites Avatar

    Dear Yoo
    I am always deeply moved by new ideas in your posts.
    I am quite thankful to you for liking my post ‘Wine’. ❤️🌷🌹

    1. Eunjung [Olivia] Yoo Avatar

      Thank you so much for your comment. I can often feel a warm sense of humanity and strong values in your posts as well—along with stories and perspectives I didn’t know before. Even though your posts may seem simple, they always make me think deeply, and that’s why I keep coming back. Have another wonderful day!

  2. Veerites Avatar

    Dear Olivia
    In continuation of my earlier post in which I had said that writing is a persona created by the writer though on the first instance one might perceive the writer and the persona to be one and the same. That’s probably the reason there are likes to the post but very few comments. That’s ok. Happens!
    Thanks for your precious like and happy new yea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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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e, I share short reflections that capture the feeling of travel and the quiet beauty of everyday life. Though these may be deeply personal, I write and share them as a way of preserving small moments — both fleeting and meaningful. Join me in creating more meaningful mo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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